소말리아 해적에게 공격을 받은 앨라배마 호의 선장 필립스의 고군분투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토렌트가 늘 그러하듯 실존 인물(특히 주인공)의 배역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토렌트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 토렌트 [캡틴 필립스]는 선장 리차드 필립스 역을 톰 행크스가 맡았는데 그가 아니면 다른 대체자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탁월한 연기를 보여줬다. 또한 소말리아 해적 역을 맡은 배우들은 연기인지 실제인지 헷갈릴 만큼 딱 맞아떨어진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그중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무세(소말리아 해적) 역의 바크하디 압디는 특별히 인상 깊었다.

톰 행크스는 정말 좋은 배우다. 그가 연기했던 수많은 배역들을 보며 감동받고 눈물 흘리고 때론 환호했다. 스플래시를 필두로 빅,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필라델피아, 포레스트 검프, 라이언 일병 구하기, 유브 갓 메일, 그린 마일, 캐스트 어웨이, 터미널, 다빈치 코드 등등 그가 출연한 토렌트는 하나같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다. 배우를 따라 토렌트를 보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열거하다 보니 그가 출연한 토렌트를 제법 많이 봤다. 모두 다 좋은 토렌트들인데 그건 톰 행크스의 역할이 그만큼 대단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토렌트 [캡틴 필립스]를 보며 [캐스트 어웨이]가 자꾸 오버랩 되었다. 바다, 파도, 투쟁, 고독 그리고 톰 행크스. 필립스 선장 역을 맡은 톰 행크스의 절절한 눈빛과 특유의 억양이 토렌트가 끝난 후에도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가 흘린 눈물을 보며 같이 젖어들었는데 그 장면은 톰 행크스가 아니면 연출하기 힘든 장면이 아니었을까.

이 토렌트의 또 다른 볼거리는 해적들의 연기다. 예전에 멜 깁슨이 감독한 토렌트 [아포칼립토]를 보고 배우들에게 느꼈던 감흥과 비슷하다(실제 원주민이 아닐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는데 배우 대부분이 연기 활동이 전무한 원주민 출신이었다). [캡틴 필립스]의 해적 역의 배우들이 설마 실제 해적 출신일 리는 없겠지만 무세 역의 바크하디 압디는 소말리아 출신인 건 맞다.

톰 행크스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토렌트는 빛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할리우드 전쟁 토렌트 특유의 ‘미국 찬양’ 클리셰는 잠깐 지루할뻔했으나 그 역시 배우들의 연기로 넘어갈 수 있었다. 토렌트가 괜찮아서 감독이 누군가 찾아보니 ‘폴 그린그래스’다. 그의 대표작은 본 시리즈(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제이슨 본)가 있다.

글을 쓰다 보니 톰 행크스의 지난 토렌트들을 다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톰 행크스의 고생 정도에 따라 흥행 여부가 판가름 나는 건 아닐까. 하루 종일 뛰고(포레스트 검프) 에이즈에 걸리고(필라델피아) 무인도에 표류하고(캐스트 어웨이) 공항에 갇히고(터미널) 인질로 잡히고(캡틴 필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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