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스릴러를 잘 구연해낸, 괴물

개인적으로 신하균 배우를 좋아하는데 토렌트 작품 선택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다.
루터를 리메이크한 ‘나쁜 형사’가 취향이 좀 맞았었는데, 초반 기세는 나쁘지 않았으나 뒤로 갈수록 스토리 힘이 빠져 좋았다라고 평가하긴 어려울 듯.
괴물도 초반엔 조금 루즈한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강진묵이 범인으로 드러나면서 이야기에 가속도가 붙고, 극중 인물들의 면면이 살아나면서 전체적으로 극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이야기가 중반 밖에 오지 않았는데 범인이 잡혔으니 이후의 이야기는 어떻게 풀어갈까 했는데, 이동식의 동생을 죽인 진범은 강진묵이 아니었고 그가 의문의 죽음을 맞으면서 사건은 다시 미궁에 빠진다.


작품을 보다보면, 영화 살인의 추억도 생각나고 이끼나 마더도 연상되고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요즘 만들어지는 장르 토렌트들과 다르게 차분하면서도 묵직하다.
마을 사람들 각자가 비밀이나 사연을 가지고 있고, 한 동네에 오래 산 가족같은 관계이면서도 또 어떤 한편으로는 완벽한 타인인 관계 설정이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과 맞물려 극의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간만에 기본기에 충실하게 잘 짜여진 각본을 보는 거 같다.
군더더기 없는 연출도 그렇고 배우들의 연기도 극적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진다.
극의 후반부는 범인 찾기가 아닌 원죄에 포커스를 맞춘거 같다. 이동식의 동생인 이유연의 죽음에는 다수의 인물들이 이해 관계로 얽혀져 있었다.
모두가 각자만의 비밀과 죄책감을 가슴에 묻은 채 오랜 세월이 흘렀다. 잊혀질 거라 생각했지만 잊혀지지 않았고, 과거의 사건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영혼을 조금씩 갉아먹어 결국엔 그들 모두를 집어삼켜 지옥 속으로 끌어들인다.
괴물은 그렇게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작가가 탄생시킨 매력적 안티히어로와 코믹의 조화, 빈센조


박재범 작가의 열혈사제를 재밌게 봐서 주말에 챙겨보고 있는 토렌트 빈센조 시청률이 나오는 만큼 재미는 있다.
송중기도 빈센조란 배역에 잘 어울리고, 초반엔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던 전여빈과 옥택연의 연기도 극이 진행되면서 안정이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초반에 극에 몰입도를 올려준건 유재명 배우 덕인듯.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이고 죽음으로 하차를 했는데, 그 배역이 아니었다면 작품이 다소 산만하고 가볍게만 느껴졌을 거 같다.


마피아 변호사란 독특한 이력으로 그야말로 뭐든 다 되는, 매력있고 색다른 남자 주인공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데는 성공한 거 같다. 다소 말이 안 되는 비현실적 상황이 연이어 터지지만 그걸 받아치는 주인공 캐릭이 세다보니, 사건의 내용이나 강도가 그렇게까지 허황되어 보이진 않는다. 이야기든 인물이든 강대강으로 붙이는 게 이 작가의 전매 특허인듯.


속이 통괘한 면이 있기는 한데, 장준우라는 캐릭터는 빌런이긴 하지만 설정값이 너무 나간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신분을 숨긴 재벌가의 총수인거 까지는 흥미로웠는데 벌이는 범죄 행각이 잔혹하다 보니, 보면서 마음이 조금 불편해진다.
아버지마저 죽인 패륜아로 그려지긴 했지만 아무리 재벌 총수라도 이렇게까지 사람을 죽여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고 그 행동을 보고도 침묵하고 동조하는 최명희나 한승혁도 납득은 잘 되지 않는다.
진짜 빌런이 아닐까 생각했던 장한서의 등판도 중반이 되도록 확실하게 보여지진 않는다.
박재범 작가의 작품하면 코믹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빈센조가 한국에 온 중요한 이유인 금찾기에 관련된 금가프라자 사람들과의 관계가 유머 코드역할을 맡고있다.
전작에 피해 약간 연출과 대본의 핀트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분량을 조금 덜어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 역시 적응이 되고 있다.
작가의 자기 복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로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게 능력이라면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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