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사 크리스티 작가의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각색한 토렌트.
소설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아 두 작품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책에선 한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지기보다 10명 모두에 집중하는 느낌이었다면 토렌트의 경우 유독 베라 클레이손에게 조금 더 신경 쓰는 듯 보였다.
아마도 그가 순서상으로 마지막에 죽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랬겠지만 다른 이들보다 내면 심리가 굉장히 복잡한 사람이라 그의 과거 이야기가 계속 등장하는 게 나쁘진 않았다.

책으로 읽었을 땐 의사 암스트롱이 그렇게까지 비호감은 아니었는데 막상 토렌트로 만났을 땐 굉장히 히스테리를 부려서 완전 별로였다.

반면 필립 롬바드는 토렌트에서 봤을 때 더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개인적으로 책에선 그가 이렇게까지 잘생긴 사람일 거라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기에 토렌트킴에서 필립이라는 캐릭터에 매력이 더해진 건 순전히 배우의 역량 때문이라고 본다.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봤기 때문에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이 큰 충격을 불러일으키진 않았으나 감춰진 진실을 미리 알아서 중간 중간에 드러나는 범인의 의미심장한 표정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동안 읽었던 아가사 크리스티 작가의 소설들은 탐정이 등장해 이야기가 끝날 무렵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곤 했는데 이 책에선 탐정이 등장하지 않는 대신 범인이 남겨 놓은 편지로 범행 동기와 수법을 알아챌 수 있었다.

토렌트도 이런 식으로 공개되는 건지 궁금했는데 예상과 달리 마지막 생존자와 범인이 마주하는 장면을 넣었다.

개인적으로는 편지로 공개되는 방법보다 본인이 직접 등장해 이야기로 전달하는 방식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특히 마지막 생존자가 죽음을 앞두고 발악하는 와중에 자신의 범행 동기를 차분히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때 굉장히 소름 돋았는데 아마도 토렌트는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자 이 장면을 넣은 듯 싶다.

소설을 읽고 상상했던 것보다 더 긴장감 넘쳤던 토렌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비록 지금까지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는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밖에 보진 않았지만 어쩌면 이 토렌트만큼 작가의 소설을 잘 표현해 낸 영상물을 만나기는 힘들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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