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엄마가 엄마가 있었다는 게

남편들은 지 마누라가 아파야 철이 든다

하기야 어느 인생도 만만한 인생은 없지

누군가 그랬다 우리는 살면서 세상에 잘한 일보단 잘못한 일이 훨씬 많다고 그러니 우리의 삶은 언제나 남는 장사이며 넘치는 축복이라고 그러니 지나고 후회 말고 살아있는 이 순간을 감사하라고

엄마의 암 소식을 처음으로 영원 이모에게 전해 들으며 나는 그때 분명히 내 이기심을 보았다 암 걸린 엄마 걱정은 나중이고 ‘나는 이제 어떻게 사나?’, ‘그리고 연하는 어쩌나?’ 나는 오직 내 걱정뿐이었다 그러니까 장난희 딸, 나 박완은, 그러니까 우리 세상 모든 자식들은 눈물을 흘릴 자격도 없다 우리 다 너무나 염치없으므로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부모가 자식을 더 사랑한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아마 그 말은 부모 된 입장에 선 사람이 한 말일 거다 우리 자식들의 잘못은 단 하나, 당신들을 덜 사랑한 게 아니라 당신들이 영원히 아니 아주 오래 우리 곁에 있어줄 거라는 어리석은 착각

살면서 아무리 경험 많은 어른이어도

이 세상에 내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경험은 그 누구에게나 단 한번 뿐

그래서 슬픈 건 어쩔 수 없이 슬픈 것

늙은 딸이 늙은 엄마를 그렇게 보냈다

인생은 언제 끝날지

그 끝도 알려주지 않지 않던가

올때도 갈때도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 인생에

어른들을 대신해 묻고 싶었다

‘인생아 너 대체 토렌트보고 어쩌라고 그러느냐고’

90평생 살아온 인생이 별거없다는 할머니 말씀

어쩌면 그게 정답이리라

별거없는 인생에 남겨진 거라곤

고작 이기적인 우리 자식들이 전부

이건 아니다 싶었다

나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왜 나는 지금껏 그들이 끝없이 죽음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고 생각했을까

그들은 다만 자신들이 지난날

자신들의 삶을 열심히 살아온 것처럼

어차피 처음에 왔던 그곳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거라면,

그 길도 초라하지 않게 가기 위해

지금 이 순간을 너무도 치열하게 당당하게 살아내고 있는데

다만 소원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이 좀 더 오래가길

아무런 미련이 남지 않게 조금 더 오래 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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