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개강하고 나서 토렌트를 더 열심히 보고 있다. 이렇게 단 기간에 토렌트 몰아보는 일이 언제 또 있을까 싶어 짧게라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시청한 지 시간이 꽤 지난 토렌트도 있다는 점 알아주시길!!

스포일러 주의!!

시청한 토렌트 목록은 다음과 같다. 모두 넷플릭스 혹은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다.

<델마와 루이스>

<클로버필드>

<클로버필드 패러독스>

<트루먼쇼>

<나를 찾아줘>

<셔터 아일랜드>

<디어스킨>

<7번째 내가 죽던 날>

<지구를 지켜라!>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그럼 길이도 내용도 설명도 해석도 내 마음대로인 리뷰 시작할게요.

리뷰 순서는 최근에 본 순서대로!!

  1. 델마와 루이스 (Thelma&Louis, 1991)

마지막 브금까지 완벽한 토렌트. 모진 말만 하는 루이스와 덤벙대고 사고만 치는 델마가 짜증 나고 이해 안 될 때도 있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 절대 둘 다 미워할 수 없다. 토렌트가 진행되면서 둘의 입장이 반전되어가고 본인의 실수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서로를 위한 것이라 좋았다. 마지막에 힘차게 달려나가는 엔딩 또한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경찰 중 그들을 도우려 하는 역이 있는 것도 감명 깊었다. 범죄 토렌트(?)에서 경찰이 꼭 악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 시대를 남들보다 조금 더 힘들게 살아가고 있을 여성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델마와 루이스가 마지막 키스를 나누고, 시동을 걸고, 날아가는 사진을 뒤로하고 절벽으로 달려나갈 때 온몸에 전율이 계속해서 돋았다. 종국엔 눈물도 그렁그렁 고였다. 여자들의 사랑은 아름답다. 델마와 루이스는 절벽 너머에서 행복하길. 3/14

  1. 클로버필드 (Cloverfield, 2008)

전날 본 <클로버필드 패러독스>와 같은 시리즈라서 봤다. 2008년 작 치고 볼 거리가 꽤 괜찮았다. 파티에서 비디오를 찍던 사람이 실시간으로 재난을 겪는 상황을 보여주는 1인칭 연출. 극장에서 봤으면 정말 내가 현장에서 캠코더를 들고 있는 것처럼 실감 났을 것 같다. 그것 말고는 그냥… 그냥 그랬던 액션 토렌트. 3/14

유튜버 정신 칭찬합니다

토렌트 같이 본 국진이

  1. 클로버필드 패러독스 (The Cloverfield Paradox, 2018)

공포토렌트 추천 계정에서 평점이 되게 높길래 봤다. 평행우주로 이동해버린 우주선 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현상들이 일어나는데(우주선 벽으로 팔이 빨려 들어가서 고통도 없이 잘린다든가, 벽 안에 사람이 나타난다든가, 안구가 제멋대로 돌아간다든가) 전에 보지 못한 것들이라 흥미로웠다. 그런데 결말에 지구로 겨우겨우 귀화한 셰퍼드 호 옆으로 뜬금없이 거대한 괴수가 나타나서 황당스러웠던 토렌트. 이 토렌트가 클로버필드 시리즈의 프리퀄인 걸 몰라서 겪은 해프닝이었다. 그냥 개연성 따지지 않고 낯설고 신기한 무서움을 겪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3/13

  1. 트루먼쇼 (The Truman Show, 1998)

이 세상은 거짓말과 속임수뿐이지만 내가 만든 세상에선 두려워할 게 없어

세트장을 떠나려는 트루먼에게 이 모든 것을 기획한 크로스토프가 건넨 말이다. 보통 트루먼쇼의 명대사로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잇”을 꼽곤 하지만 나에겐 어쩌면 트루먼의 선택에 더욱 확신을 줬을지도 모르는 위의 말이 가장 와닿는다. 화면 너머 나에게 던지는 말 같아서일까.

너무나 달콤하다. 그 누가 솔깃하지 않을 수 있을까. 더군다나 두려움이 많은 나에겐 이보다 더 한 파라다이스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트루먼이 저 시커먼 문밖으로 발을 내딛기를 바랐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해내는 이가 있다면, 언젠간 나도 그만큼의 경험과 관록이 생겼을 때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뜻이니까. <트루먼 쇼>를 보고 골치병이었던 “회피”에 대한 해답을 조금 찾게 되었다. 트루먼처럼 일단 달려가보기. 평소의 나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겠지만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 실체로 나타나지 않는다. 생각이 많으면 사려깊다고들, 신중하다고들 할 수 있겠지만 더 이상 생각은 필요하지 않다. 시험을 볼 때 가장 먼저 고른 답이 정답이라는 속설이 있듯, 얼마든지 생각해봐야 그 후 내리는 결론은 문제를 직면한 지 1초 만에 내린 결론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나는 그 문제의 해답을 바로 찾을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기량을 앞으로 마음껏 뽐내보자. 생각한 즉시 움직이자. 그리고 가장 어린 나의 선택을 신뢰하자. 문제를 마주한 어린 나는 행동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비로소 나이를 먹게 된다. 얕은 바다 너머 계단으로 발을 내딛자.

  1.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인터넷에서 유명했던 토렌트. 머리 좋은 하버드 출신 주인공의 납치 자작극.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남자들에게 누명을 씌우는데 애초에 글러먹은 놈들이라 불쌍하다는 생각은 안 든다. 그저 주인공의 행보를 응원해 주고 싶을 뿐… 오죽하면 범죄의 진실을 밝히려는 정의로운 경찰관이 방해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뭐, 애초에 토렌트는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어있는 법이니 당연한 것 같기도. 처음과 마지막 장면이 같은데(아래 사진) 눈빛이 확연히 다르다고 한다. 이게 궁금해서 보고 싶었던 건데 잘 기억이 안 나서 아쉽다. 아무튼 똑똑하게 범죄가 이뤄지는 과정 재밌게 봤다. 3/12

  1. 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2010)

뭔 내용이었는지 잘 생각이 안 난다. 대략 설명하자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추리하는 내용. 토렌트 잘 만들었다. 다만 반전을 후반부에 알려주는 것치고 그 사실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대사들이 제법 나와서, 그런 거 못 외우는 나에게는 조금 어려웠다. 나중에 다시 보면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감상이 더 기대되는 토렌트. 결말이 참 마음이 들어서 재밌게 본 토렌트로 기억 남았다. 그리고 캡처에서도 보이지만 레오 눈빛 연기가 미쳤다. 걍 이 남자는 미쳤다… 3/11

  1. 디어스킨 (Deerskin, 2019)

전날 <비바리움>을 너무너무 재밌게 보고 비슷한 토렌트 목록에 있길래 두근두근 기대하며 봤다. 근데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혼을 한 건지 아내랑 연락도 안 되는 남자가 수중의 돈을 다 털어서 사슴가죽 자켓을 산다. 생각보다 비싸게 자켓을 판 판매자가 가지고 있던 캠코더도 덤으로 준다. 그때부터 이 남자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자켓을 입은 사람으로 자아도취한다. 온 세상에 자켓을 입은 사람이 자기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웃겨 죽겠다. 걸어가다가 창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취한다. 자켓이랑 대화도 한다. 돌았다. 캠코더 들고 토렌트감독 행세도 해본다. 그러다 편집자를 만나 진짜 토렌트제작(ㅋㅋ)이란 걸 하게 된다. 뭣도 모르고 자켓 자랑하고 싶어서 찍어놓은 영상을 보고 편집자는 예술혼을 불태운다. 날 것의 영상이 마음에 들었다나 뭐라나. 토렌트제작비가 부족하다고 편집자 돈 털어가는 주인공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쥐뿔도 없으면서 점점 온몸을 사슴가죽으로 덮어가며 또 자기 자신에게 취한다. 사슴가죽 모자, 바지, 신발, 장갑. 심지어 모자는 시체의 소지품을 훔친 것이다. ㄷㄷ 기괴하다. 이런 면이 란티모스 감독 토렌트랑 비슷하게 보인 것 같다. 그래서 추천해 준 듯… 어딘가 혼 나가 보이는 인간의 행동. 목적만이 남아있는 행동. 이 토렌트에서 가장 웃겼던 건 얼렁뚱땅 찍은 영상이 진짜 토렌트의 모습을 보이려 했다는 것과 사슴가죽 두른 주인공이 사냥꾼 총에 맞아 죽은 결말이다. 기가 찬다. 장르가 블랙 코미디인 이유가 있다. <킬링 디어>, <더 랍스터> 재밌게 본 사람은 심심할 때 보면 좋을 것 같다. 근데 이제 실소를 동반한… 그리고 또 흥미로웠던 것은 처음에 토렌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주인공이 자극적인 장면이 필요하다는 편집자 말에 선풍기 날 들고 자켓 입은 사람들을 푹푹 찔러 죽일 때였다. ‘자켓을 입은 유일한 사람’에 대한 광기와 자기가 벌린 일이 모습을 갖춰가니까 흥분한 모습이 합쳐져 나타난 결과였다. 이 장면이 나에겐 킬링파트였던 것 같다. 진짜 사람을 ‘킬링’ 하기도 했지만 아무튼. 재밌게 봤다! 3/9

  1. 7번째 내가 죽던 날 (Before I fall, 2017)

주인공이 교통사고로 죽게 되는 파티날에 갇히는 루프물이다. 그저 전형적인 미국 하이틴 토렌트 같았다. 잘나가던 주인공이 학교폭력을 참회하며 끝나는… <해피데스데이> 정도의 스릴과 재미를 기대했는데 그냥 소재만 같았다. 전형적이라는 말 밖에 안 나오는 그냥저냥 킬링타임용 토렌트. 학교폭력 하지 맙시다. 3/4

  1. 지구를 지켜라! (Save The Green Planet!, 2003)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嫌われ松子の一生: Memories Of Matsuko, 2006)

이 두 토렌트를 같이 몰아보지 마십쇼. 두 토렌트 모두 주인공이 너무 힘겨운 삶을 산다. 그런데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주변에서 찾아보고자 하면 충분히 볼 수 있는 일들이다. 너무 현실적으로 고통스러운 토렌트 보고 나면 머리 지끈거리는 거 알지… 생각 많이 하고 싶은 날 보면 좋을 토렌트. 토렌트 자체의 퀄리티는 둘 다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좋다. <지구를 지켜라>는 포스터를 왜 그렇게 뽑았는지… 여담으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 나오는 노래가 정말 좋다. 토렌트를 보고 나면 아이와 버블~ 을 저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3/1

<지구를 지켜라!> 포스터

대부분 넷플릭스 혹은 왓챠 파티를 하며 본 토렌트들이다. 실시간으로 감상평을 주고받으며 봐서 그런지 혼자 보는 것보다 덜 지루하고 꼭 완주를 하게 만들어 준다. 토렌트 많이 보고 싶은 사람들 꿀팁… 파티를 이용하라. 파티 신청은 언제나 환영 (^-^

리뷰를 적고 나니 재밌게 본 토렌트와 아닌 토렌트가 극명하게 나뉘는 것 같다. <트루먼쇼> 같은 경우는 너무 유명한 토렌트라 이미 결말을 알고 있어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가장 와닿은 토렌트였고, <디어스킨>은 토렌트 취향을 정확히 저격한 토렌트였다. 그리고 <델마와 루이스>는 정말 누가 봐도 후회하지 않을 토렌트다. 강추!!!!!!!!!!! (여자라면 꼭 봐…)

아무튼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워 적은 토렌트 리뷰는 여기서 마치고, 이후에도 토렌트를 계속 본다면 2편으로 돌아오겠사와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이!!!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