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영화라 꼭 한번은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기회를 놓치기 싫어 주말에 바로 예매를 했다. 홍콩 영화 특유의 분위기와 OST가 가장 강하게 남은 것은 사실. 웹하드 사이트 스토리는 아래에서 조금 더 깊게 이야기 하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조금 실망했다. 그렇다고 영화를 본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연출과 OST가 부족한 부분을 가려주기에 충분했으므로.

서로의 거리가 0.01cm밖에 안 되었다.
중경삼림 중에서
우연한 만남 뒤엔

영화에는 총 2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웹하드 사이트 이들을 관통하는 감정은 외로움. 각자 다른 이유로 네 명의 인물들은 외로움을 견디고 있다. 오래된 연인과의 이별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애써 부정하는 경찰 223(금성무). 마약 밀매를 하던 중 인도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혼자 거리를 걷는 노란머리 마약 밀매 중계자(임청하). 애인에게 매일 샐러드를 사주다가 갑작스런 이별을 통보 받고 슬픔에 잠긴 경찰 663(양조위), 그런 그를 짝사랑하게 된 가게 알바생 페이(왕페이).
이들은 정말 찰나의 우연으로 만나게 되지만 알고 보면 그 안에서 분명 적극적인 한 명의 행동이 있었다. 나는 그 인물들에게 유난히 시선이 갔다. 바에 들어온 노란머리 마약밀매 중계자(임청하)를 보고 다가갔던 경찰 233. 자신의 슬픔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결국 그로 인해 자신의 생일에 뜻밖의 축하를 받게 된다. 혼자 있고 싶다고 했던 임청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던 금성무.
전 애인을 잊지 못해 힘들어하는 경찰 663(양조위). 그리고 그를 짝사랑하는 마음에 조금씩 그의 공간으로 침투해갔던 페이(왕페이). 미세하게 그의 공간을 자신의 것들로 바꾸어 결국엔 마음까지 잠식당하게 만들었다.
누구에게나 우연한 만남은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 찰나의 만남을 지속적이게 하는 것은 결국 한 사람 혹은 쌍방의 끈기와 용기가 아닐까 싶었다


결코 어둡지만은 않은 그들

배경이 홍콩 도심 웹하드 사이트 뒷골목인만큼 주된 조명은 어두컴컴했다. 빠르게 흔들리는 카메라 워킹 속에서 특유의 홍콩 분위기도 잘 살린 것도 아주 좋았다. 하지만 마냥 어둡기만한 색채감은 아니었다. 원색의 의상과 조명이 군데군데 들어있어 관객의 시선을 더욱 사로잡을 수 있었다. 특히 영화를 보는 내내 인물의 심리상태가 조명과 음악으로 대변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외로움이 푹 젖어갈 때는 당연하겠지만 주로 어두운 톤이 나오다가 좋아하는 연인과 함께 있는 장면이나 관심이 가는 인물이 있을 때면 부드러운 색감의 조명으로 바뀌었다. 또한 인물들의 복잡한 심정과 잘 어울리는 빠른 템포의 배경음악도 집중도를 높이는 데에 한몫했다고 본다. 사실 스토리만 봤을 때는 크게 와닿는 것이 없는 것는 게 나의 본심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용납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연출 때문이다.



그녀가 떠난 후 난 모든 사물을 위로하기로 했다.
중경삼림 중에서
아까도 말했듯 인물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외로움을 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각자의 다른 방법을 취한다. 솔직하게 말하면 영화를 보는 내내 나 역시 외로웠다. 각기 다른 네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려고 하다보니 어느 순간 내가 오히려 외로움을 가득 안고 있었다. 이해하려고 했고 받아들이려고 했으나 영화를 보고 있는 동안에는 불가능했다. 그저 분위기에 푹 매료될 뿐.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나 또한 이 영화로부터 받은 외로움을 혼자 달랠 방법이 필요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곱씹으면서 그들을 다시금 떠올리는 일. 내가 미처 당시엔 이해할 수 없던 행동들을 돌이켜보고 되새기면서. 이렇게 짧은 글로 이 영화를 기록하면서 곱씹는 것이 중경삼림이 심어준 외로움을 달래는 나만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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