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 토렌트<걷기왕> 리뷰를 하겠다. 이 토렌트는 크게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정말 재미있게 봤던 토렌트이다.

이 토렌트는 마치 10대들의 <리틀 포레스트>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 상큼하고 잔잔하지만 희망찬 느낌이 든다. <리틀 포레스트>에서 2030이 현실에 치여 힘들고 찌든 감정을 음식으로 고쳐나갔다면, <걷기왕>은 10대들의 불완전함과 경쟁적인 삶을 자신에게 맏는 속도로 조절해 나간다. <걷기왕>의 주인공 만복은 탈 것만 타면 심한 멀미를 하여 오로지 두 발에 의존해서 걸어다닌다. 어떻게 보면 그녀의 취약점인 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재능으로 보인다. 할 수 없이 걷고 걸었던 세월이 쌓여 하나의 강점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스스로 발견한 재능이 아닌 타인에 의해 발견되고 격려된 재능.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시작은 했지만 누군가에게는 꿈인 그것이 자신에게는 목적의식 없는 행위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래서 비판을 받고 그만두기도 하지만 생각이 정리된 후 다시 시작하는 것은 본인의 의지가 들어 간 것이다. 흔히, 공무원 그게 꿈이야?라는 말도 있지만 이처럼 무례인 말도 없다. 첫째, 남의 꿈을 판단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으며 둘째,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는 개개인마다 다르다. 자신의 큰 포부와 야망을 자랑해라. 단, 자랑만 해라. 누군가의 꿈과 비교질 하지 말고 말이다. 무튼, <걷기왕>에서는 아직은 불확실한 미래를 설계하는 십대들의 모습들을 재치있고 현실감 있게 묘사한다. 사실, 나 역시 학창시절에 질문용 대답인 꿈은 있었지만 당시에도 별로 그 꿈에 관심은 없었다. 아니 여전히 모르겠다. 인생의 목표와 길을 정하는 일은 정말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 너무 무리해서 꿈이나 목표를 확고히 세울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학창시절에 가져야 할 태도는 다양한 경험들과 그것을 수용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다. 물론, 하고 싶지 않으면 안해도 되는 게 십대들의 특권이다.

주인공 만복은 그렇게 생애 처음 대회도 출전하게 된다. 하지만 역시나 탈 것이 발목을 붙잡는다. 주최지는 서울. 만복은 시합 하루 전 날 걸어서 서울로 올라갈 계획을 세운다. 몸에 무리가 올 것이 뻔하고 말도 안되는 계획이지만 지금껏 핀잔만 주던 수지가 함께한다. 이 과정에서 만복은 그동안 억눌렸던 무언가가 터지고 만다. 쌓였던 감정들을 분출하다 수지가 다친다. 수지는 응급차에 실려가면서도 만복에게 어서 가라고 말한다. 그렇게 그녀의 첫 행보를 지지해준다. 수지 역시 부상을 숨겨왔지만 결국 어떻게든 터질것이라고 내심 생각했던 것 같다. 드디어 대망의 대회 날. 두 발로 대회장에 걸어온 만복은 컨디션도 좋지 않고, 다친 수지를 생각하니 마음도 편하지 않다. 그렇게 시합이 시작된다. 오버페이스로 시합을 시작한 만복은 계속 그 페이스를 유지한다. 오히려 그런 만복 때문에 선두권 선수들이 휩쓸리기 시작한다. 만복이 지칠줄 알았는데 계속 그 페이스를 유지하니 불안해 진 것이다. 그렇게 선수들이 오버 페이스로 경보를 하다가 발이 꼬여 우르르 넘어지고 많다.

이 장면이 경쟁적인 사회의 한 단면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내 속도로 가자고 마음 먹지만 역시나 상대방이 의식된다는 것. 여기서 선수들은 자신만의 결정을 내린다. 누군가는 일어서서 다시 달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지쳐 쓰러진다. 그리고 만복은 시합을 포기한다. 왜 달려야만 되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듯 했다. 이 모습을 티비 중계로 보고 있던 수지는 만복다운 선택을 바라보며 웃는다. 토렌트 <걷기왕>이 즐거웠던 이유는 새로운 관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포기 역시 하나의 선택으로 바라봐준다. 그것도 부정적인 것이 아닌 새로운 발디딤으로 보여준다. 또한 1등 만을 위한 세상이 아닌 그 외에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수치나 순위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누군가만 부각되는 세상이 아닌, 그 이면의 사람들에 대해 말해주고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 무튼, 십대가 아닌 내 눈에도 이렇게 반짝이게 보이는 토렌트<걷기왕>이 그 나이 또래 친구들에게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중고등학생들에게 강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