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렌트는 한 소녀가 승률 91%의 변호사를 찾아가며 시작합니다.

“더 이상 언니를 위해 내 몸을 주고 싶지 않아요.”라고 이야기하면서 말이죠.

안나(아비게일 브레스린)는 병에 걸린 언니를 위해 맞춤형으로 제작되어 태어난 동생입니다.

태어나자마자 탯줄 혈액, 골수, 백혈구, 림프구, 과림구를 언니를 살리기 위해 기증해야 했고 지금은 신장이 나빠진 언니를 위해 두 개 중 하나의 신장을 내어주라는 엄마의 부탁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신장을 주게 되면 평생 술도 마실 수 없고, 과격한 운동이나 치어리딩 같은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엄마(카메론 디아즈)는 케이트(소피아 바실리바)를 살리기 위해 잘나가던 변호사도 그만두고 평생을 바쳤습니다.

평생 케이트를 위해 헌신하면서 곧 죽게 될 운명이었던 케이트를 기적적으로 키워냅니다.

십수년간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케이트의 증세는 계속 나빠지고 있고 신장을 이식받지 않으면 곧 죽게됩니다.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픈 케이트와 그럴 수 없는 엄마 사라는 어떻게든 아이를 병원에 두고 생명을 연장하겠다고 몸부림칩니다.

그러던 중 막내 딸이 나섰습니다. 더 이상 자신을 내어주고 싶지 않다고요.

사라는 이제 케이트의 병마 뿐만 아니라 막내의 변호사 캠벨(알렉 볼드윈)과 싸워야 합니다.

안나와 캠벨은 “신체 해방”을 주장합니다.

아직 11살이긴 하지만 자신의 신체를 언니를 위해 기증하고 싶지 않다는 안나.

그리고 엄마 사라는 ‘안나를 목적으로 대우한 적이 없으며, 아직 어리기 때문에 무엇이 좋은 지 모른다. 가족 전체를 위해 좋은 일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성장하면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사라의 주장은 감정적으로는 공감이 가지만 이성적으로는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칸트가 얘기했던 원칙, 인간을 그 자체로 대우하라는 주장에도 맞지 않습니다.

애초에 안나는 언니를 위해 만들어진 맞춤형 아기이기에 그렇죠.

비록 안나는 맞춤형 아기이지만 언니와 엄마, 아빠, 오빠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하나의 독립된 존재입니다.

피터 싱어라면 더더욱 용납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싱어는 종 차별주의(speciesism)를 비판하고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쾌고감수능력) 모든 종들을 동등하게 대우하라고 했거든요. 조금 쉽게 얘기해서 동물이나 너나 똑같이 아프다면 동등하게 대우하라는 것입니다.

많은 반론을 마주하기도 했지만 피터 싱어의 급진적인 생각은 동물권(animal right) 운동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여하튼 안나를 맞춤형아기로 만든 것부터 원하지 않는 신장 기증까지 싱어라면 화를 냈을 거 같습니다.

※ 맞춤형아기 : ‘맞춤아기’란 희귀 혈액질환이나 암 등을 앓고 있는 자녀를 치료할 목적으로 유전자 선별에 의해 정상적인 배아를 가지고 태어난 아기를 의미함.

최근에는 유전질환이 있는 아기를 임신 또는 출산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까지 허용범위가 확대되었음.

머리카락 색이나 눈동자 등 취향에 맞는 외모를 가진 아기를 출산하려는 유전자 조작 때문에 논란이 된 바 있음.

미국 등지에서는 아이의 성별을 선택해서 출생하는 것이 가능함

(한국은 금지되어 있음)

신체 해방을 주장하는 캠벨에 대해 사라는 안나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자신의 신장 기증이 더 큰 대의를 위하는 것을 아직 모른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안나는 11살이고 한 가족의 일원입니다.

가족의 행복이 안나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안나에게도 언니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논리적으로는 많이 부족하죠. 하지만 케이트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했고, 또한 그렇게 태어난 안나에게도 최선을 다했던 엄마로써는 할 수 있는 주장이죠.

토렌트는 반전을 갖고 있습니다.

전 이미 반전을 알면서도 마음이 아팠는데 실제 엄마라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 지 생각조차 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사라는 결코 자신의 두 딸에게 속상하다는 말도, 힘들다는 내색도 하지 않습니다

토렌트 내내 두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애쓰고 몸부림칠 뿐입니다.

토렌트는 “인간을 위해 다른 인간을 희생해도 되는가?” 라는 질문을 합니다

실제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맞춤형 아기 생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선택이 정말 인간을 위한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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