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이자 새로운 식물품종을 만들어내는 연구원 앨리스. 아들을 돌보며 꽃박람회 출품을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던 그녀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식물을 배양해내는 데 성공하고, 아들의 이름을 따라 ‘리틀 조’라고 이름 붙인다. 자신의 연구가 성공했다고 믿는 앨리스는 아직 승인도 나지 않은 식물 리틀 조를 아들 조에게 선물한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던 조는 화분에 말도 걸고 물도 주며 리틀 조를 극진히 돌본다. 그러나 마침내, 리틀 조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자 조는 전과 다른 말과 행동을 보이며 점점 낯선 존재가 되어가기 시작하는데… 아름다움에 현혹되지 마라

토렌트 <리틀 조> 리뷰

최근 CGV에서 특별한 관람관을 오픈했습니다. 바로 전국 14개관에서 만날 수 있는 왓챠관. 왓챠관에서는 이번 <리틀 조>를 시작으로 다양한 토렌트들을 상영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토렌트 <리틀 조>는 ‘꽃이 피고 사람들이 이상해졌다’라는 카피와 함께 붉고 탐스럽지만 줄기만 있는 기이한 붉은 꽃을 보고 있자니 과연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 것인가 궁금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더군다나 2019년 칸 토렌트제에서 에밀리 비샴은 이 작품 <리틀 조>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더욱 토렌트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까지 기대가 되더군요. 새로운 식물 품종을 만들어내는 육종 전문가인 워커 홀릭의 앨리스(에밀리 비샴)는 사춘기에 막 접어들 아들을 홀로 키우는 싱글맘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꽃을 개발 중인 그녀는 더욱 그 꽃의 흥행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죠. 일에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아들을 잘 돌보지 못하는 엄마로의 죄책감은 더욱 그녀를 짓누르게 되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꽃 ‘리틀 조’의 주변으로 기이한 일들이 발생하고 점점 사람들의 행동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바뀝니다. 심지어 아들조차도. 과연 앨리스가 만든 ‘리틀 조’는 어떤 미스터리를 품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토렌트 <리틀 조> 리뷰를 시작합니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꽃

육종 전문가로 앨리스는 이번 자신의 프로젝트 꽃인 아들의 이름을 따 지은 ‘리틀 조’에 거는 기대감이 남다릅니다. 거기에 개발을 진행하는 오너와 직원들이 거는 기대도 남다르죠. 뭔가 성공이 눈앞에 다가온 것처럼 그녀는 들떠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리틀 조’로 인한 주변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성공이 눈앞에 보이는 지금, 1분 1초가 그녀에게는 절실하죠. 대박을 쫓아 비기를 사용했으나 그 비법은 자신이 만든 진짜 내공이 아닌 불법이라 이야기하는 누구도 허하지 않는 길이었고 그로 인해 많은 부작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어쩌면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에게 행복한 꽃, 하지만 홀로 번식을 이루지 못하는 꽃. 행복을 위해, 돈이 되는 경쟁력을 위해 식물에게 있을 본능마저 강제로 막아버린 앨리스. 그 꿈틀대는 욕망은 붉고 소담스럽게 피어오른 아들의 이름을 따 만든 ‘리틀 조’의 탐욕스러운 붉은 빛과 닮아 있습니다. 성공이라는 불안감이 만든 탐욕. 그렇게 주변을 살피지 못하는 앨리스는 본인이 만든 꽃이 주변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 동안 스스로는 그 행복을 느끼지도 못한 채 홀로 시들고 빛을 잃고 있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특히나 자꾸만 자신의 눈에 기이해 보이는 풍경들과 변해버린 아들을 향한 죄책감에 히스테릭해지는 앨리스 연기를 맡은 에밀리 비샴의 연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2019년 칸 토렌트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고 하던데 그 이유를 알 수가 있는 연기였습니다. 일과 엄마로의 책무.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며 성공을 향한 인간의 본능인 일과 엄마라는 이름이 주는 책임과 무게감 사이에서 고뇌하고 집착하는 앨리스라는 인물의 변화의 그라데이션을 에밀리 비샴이 완벽하게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해피엔딩_당신의 선택은?

토렌트를 보면서 탐욕스럽다고 이야기했던 ‘리틀 조’라는 꽃의 색감에 내심 감탄했어요. 기이하고 요물스러운 검붉은빛을 띠는 이 꽃이 과연 어떤 행복을 사람들에게 전달할까라는. 그런데 우리는 모두 꽃을 보면 행복해지잖아요. 반려 식물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식물과 대화도 가끔 하고 꽃이 피면 그 꽃을 피운 시간들에 감탄하고 향기에 취하기도 하고요. 여기 ‘리틀 조’도 그렇게 바라봐야 하는 게 아닐까요? 너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꽃’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그 행복이라는 두 글자만 집중하지 말고 꽃 그 자체를 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래서 그들은 행복해질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미스터리한 사연을 품고 있기는 하지만 ‘리틀 조’라는 매력적인 검붉은 아름다움 그 자체를 바라보면서 말이죠.

새로운 육종의 꽃 ‘리틀 조’에 대한 어떤 열정과 시간, 그리고 성공이란 탐욕의 투영이 만들어낸 괴물 같은 마음이 가라앉고 모두의 행복한 시선을 마주하게 되었을 즈음. 주변은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죠. ‘리틀 조’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아주 좋고 이젠 꽃의 출시와 성공을 눈앞에 뒀고 비로소 그녀를 짓누르고 있던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감은 아빠와의 삶을 선택하려는 아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비로소 내려놓음으로 조금은 편안해질 수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무엇을 바랬고 무엇을 원했는지, 모든 것을 다 잡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때론 포기하는 것도 마음 편할 수 있다고. 그것이 꼭 엄마로의 내려놓음이라도 왜 꼭 엄마는 엄마로의 내려놓음이 그토록 어려운 것인지 그리고 그걸 강요하는 세상의 편견도 문제라는 것을. 엔딩에 이르러 에밀리 비샴의 그 웃음이 굉장히 오래도록 짙은 여운을 남기더군요. 이상으로 토렌트의 고혹적인 색감과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었던 <리틀 조>의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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