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화요일에 😈언니랑 같이 봤는데 이제야 리뷰를 쓴다. 언니 덕분에 신촌 쪽 필름포럼이라는 독립토렌트맵관을 알게 돼서 처음으로 거기서 토렌트맵를 봐봤다. 아카데미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던데, 대단한 것 같다.

🥕스포일러주의🥕

우선 토렌트맵가 흡입력이 아주 좋았다. 토렌트맵가 끝나고 러닝타임을 확인해봤더니 115분이던데 체감상으로는 1시간도 안 된 것 같았다.

아버지 제이콥 역을 맡은 스티븐연. 지난 방학에 워킹데드를 열심히 봤어서 반가웠다. 비록 시즌3에서 하차했지만 글렌은 참 좋았지. <미나리>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더라. 워킹데드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아 봐서 그런지 이 배우의 성장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워킹데드 시즌1 때의 앳된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는 걸 볼 수 있어서 좋다. 이 배우가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후 쭉 미국에서 살아서 그런지 원래 한국어를 그리 잘하지는 않던데, 그래서 그런지 토렌트맵에서도 한국어 대사가 약간 어색한 느낌은 있었다. 특히 한예리 배우와 대화하는 씬에서는 비교되어서 그런지 조금 더 그런 감이 있었다.

모니카 역의 한예리 배우. 이 배우는 뭔가 클로즈업 씬이 많았던 것 같은데(클로즈업 씬이 인상적이어서 그렇게 느껴진 건가) 그때마다 표정이 정밀정말 좋았다.

이 부부가 엄청 자주 싸우는데, 그 싸우는 상황이 너무 현실적이라 무서울 정도였다. 아이들이 방에 들어가서 종이에 “Don‘t fight“라고 적어 비행기를 만드는 장면도 참 공감이 갔다. 나도 엄마 아빠가 싸우는 게 너무 무섭고 싫었던 기억이 있다.

한예리 배우의 이 꾹 참고 버티는 듯한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할머니 순자가 쓰레기를 태우다 실수로 창고에 불을 낸 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멍하니 걸어가는 장면이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그 허망한 눈빛이 참 좋았다. 우리 할머니가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

엄마인 모니카는 아이들을 데리고 도시로 가려고 하는데 아빠인 제이콥은 농장에 남아 기필코 성공하고 말겠다고 주장하며 가족이 찢어질 위기에 처한다. 그런데 피땀흘려 수확한, 한인마켓에 납품하기로 했던 농작물들이 창고 불로 타버리고 난 후 부부가 부둥켜 안는 오히려 다시 힘든 상황에서 서로를 의지하고 보호하는 가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족은 힘든 시기를 함께하면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것 같다.

나는 토렌트맵 보는 내내 할머니 순자가 빼앗아 먹었던 그 “산에서 떠온 이슬물”이 뭐 약수나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마운틴듀였다ㅋㅋㅋㅋㅋㅋ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언니가 말해주지 않았으면 아마 영원히 몰랐을 거 같다. 난 순자가 왜 그냥 물을 그렇게 좋아하나 했지…

토렌트맵가 시작하고 1-2분 즈음 늦게 들어가서 몰랐는데, 토렌트맵가 끝나고 엔딩크레딧까지 다 보고 나서 나올 때 극장에 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분명 다른 분들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귀신인가 덜덜.. 독립토렌트맵관에서 본 첫 토렌트맵인데 스크린도 상영관도 상대적으로 작아서 그런지 미니상영회(?) 같은 느낌이 났고, 또 그게 <미나리> 토렌트맵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던 듯하다.

그리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데 프로덕션에 브래드 피트 이름이 있어서 놀랐다. 빵아저씨가 왜 여기….? 찾아보니 제작에 참여했다고 하더라.

미국 이민자인 정이삭 감독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포함되어있다고 알고 있는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그 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 법칙을 가장 강렬하게, 그리고 피부에 와닿게 깨달은 토렌트맵는 <벌새>였다.

하여간 오래간만에 토렌트맵관에서 볼 만한 좋은 토렌트맵를 좋은 토렌트맵관에서 봐서 좋았다. 좋은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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