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렌트왈는 오프닝부터 정말 좋았다.
여섯 인물들의 일상으로 시작이 된다.
일상과 함께 놓여지는 당신의 사월

토렌트왈는 여섯 인물과 관객을 중심으로 마음 한 켠에 간직하는
세월호에 대한 기억을 묻는 작업이다. 토렌트왈 속 인물과 관객은 ‘당신’으로 위치하며 질문을 받는다.
‘당신은 어떤 4월의 기억을 가지고 있나요?’

유가족들이나 생존자의 기억이 아닌,
제 3자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점에서 특별한 것 같다.
(물론 유가족이신 지성이 아버지가 나오지만, 인터뷰보다는 일상을 따라가며 카메라로 담아낸다.)

현재 모두가 세월호 세대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제3자 일지 언정 세월호의 외부자는 되지 못한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그 과정을 목격하게 된 목격자로써 위치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그 배가 내려 앉는 과정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지켜봐야만 했던 그 무력감이 죄책감이 되고 집단 트라우마로 남았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는 건 나도 무력함과 분노와 죄책감이 뒤섞인 감정이 아픔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이 토렌트왈는 생존자, 유가족 그리고 나처럼 제3자이지만 아픔을 가진 그 모든 이들을 ‘당신’이라고 칭하며
슬픔의 위계라는 경계선들을 지워버리고 모두를 감싸 안는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아픔들이 다 다르게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 아픔들을 서로 공감하며 연대한다.

토렌트왈 속 ‘당신’들의 기억을 듣고 있으면,
나의 기억도 떠올리게 된다. 기억은 보통 꿈처럼 아득해서, 나는 가끔 기억인지 내 상상인지, 아님 꿈인지 헷갈릴때가 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가 있던 당시 4월 16일의 기억은 너무도 생생하다. 기억이 그 다음 기억으로 진행될수록 놀라움을 느끼며, 나도 미처 몰랐던 트라우마를 마주하게 된다.

공감은 위로로 가는 첫번째 발걸음 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 토렌트왈는 그 발걸음을 모아 위로의 길을 만들어 낸다.

개인적으로 토렌트왈자체가 집단 상담의 구성을 띄고 있다고 생각했다. 당신의 아픔을 듣고, 나의 아픔을 떠올리고 그리고 우리의 아픔을 인정하고 서로 애틋함을 느끼고…
서로 북돋으며 함께 기억이라는 연대를 만들어 낸다.
우리는 함께 기억하고, 애도하고, 반복하지 않을 미래를 만들어내며 회복해낸다.

토렌트왈는 트라우마를 인정하되 슬픔을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가 보았던 세월호 안에도 웃음이 있을 수 있고, 일상이 존재함을 드러낸다. 오히려, 과거안에 가두기 보다는 웃는 미래를 기억하게 만든다.
웃는 미래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토렌트왈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노래가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신의 사월 OST
아티스트
이민휘
발매일
2021.03.25.
출처: 네이버 음악

GV
토렌트왈/GV/ 나의 4월
GV는 이승민평론가님의 진행 아래 토렌트왈를 만든 주현숙 감독님, 토렌트왈 속 주인공인 박철우님과 관객과의 대화를 하였다.
Gv중, 인상 깊은 부분을 적어 보려한다.
나는 토렌트왈를 볼 때 마지막쯤에 노래가 감동적이라, 작사하시게 된 배경에 대해 여쭈어보았다.
감독님은 토렌트왈를 만들며, 어업을 하시는 분의 기억을 담다가 몇몇 장면에서 피해자들의 죽음을 묘사한것에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다.
마지막이 죽음의 모습이 아니라, 생전에 웃는 모습으로 사람들이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는 마음이 더 컸다고 한다.
그 미안함과 자신이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작사하였다고 한다
정말 힘들게 작사하셨다고 하셨는데, 그 마음이 목소리를 통해 담겨져 좀 먹먹해졌다.
힘들었기 때문일까…? 더욱 깊은 내용의 가사가 나온 것 같다
오늘 아침에 다시 한번 들었는데,,, 감정이 참 묘했다.

그리고 어떤 분이 지성이 아버지는 뭘 찍으시는건지 여쭤보셨고,
4.16tv 라는 유튜브를 운영하시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유튜브에는 세월호 뿐만 아니라, 자연이나 풍경 등 세상를 배경으로 한 영상들도 있다고 했다.

박철우님께서, 말씀하시길, 그 전까지는 카메라를 드시던 분이 아니라고 하신다.
어느 날 ,지성이 아버지에게 무엇을 찍으시냐 여쭤보았다고 한다.
그 때, ‘딸이 못본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세상을 찍는다’ 라는 말을 하셨다고 한다.
그 말에 다시 울컥했다….
나의 4월 16일
토렌트왈/ GV /나의 사월
오늘 GV에서 감독님이
‘각자가 가진 4월의 기억이 모두
고유한 아픔이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나의 고유한 아픔을 들여다보기 위해 적는 나의 4월의 기억.
중학교 3학년때였다. 학교에서 다음 날 에버랜드를 가기로 했었다. 친구들과 나는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 그런데 갑자기 학교에서 긴급공지가 있다며 방송을 했다. 수학여행을 가던 배가 사고가 났다는 내용이었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다음 날 가기로 했던 에버랜드를 취소할지 말지 투표를 한다고 했다.
아이들은 사고가 났다는 말에 당황을 하다가, 에버랜드가 취소될 수 있다는 말에 술렁거렸고, 몇몇은 짜증을 냈다. 고백하자면, 나도 짜증을 냈던 학생 중 한 명이었다.
그러자 담임선생님은 너네랑 같은 학생들이라며 이런 상황에 체험학습이 가고 싶냐고 화를 내셨다. 나는 투표라면서 왜 의견을 강요하지?! 라는 생각에 불만을 가졌었다.
나는 당시 휴대폰이 없었고, 바깥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었다.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을 했었다. 생각해보면 그때도 정신없이 비가 왔었고, 소용돌이 같은 기분에 휩싸였었다. 당황스럽고 이게 뭐지? 싶은….
하교길에 한 아이가 오열을 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세월호 소식을 휴대폰으로 몰래보고 펑펑 울었다고 했다. 나와 내 친구들은 진짜? 라고 되물으며 신기해했었다. ‘사고가 났다’라는 한 문장이 가지고 있던 무게감을 미처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집에 가니 엄마가 뉴스를 틀어놨다.
내 생각보다 배는 무척이나 컸고, 사람이 아주 많이 있다고 했다. 큰 배가 기울고 탈출하는 영상을 보고, 놀랬다. 발을 멈추어지고 서서 가만히 쳐다보게 되던 기억이 난다.
바다에 수 많은 사람이 허우적거리는데, 구하지를 않았다.
화가 나는 동시에 무기력했다.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구조되길 바라며 걱정할 수 밖에..
곧 학교에서 내가 가졌던 생각이 미친듯이 후회가 됐다.
스스로 위선이라 생각했다. 동시에 몰랐잖아 하는 변명을 덧붙이고, 그 모습에 또 질려버렸다. 후회하고 변명하고 다시 후회하고… 그 후회는 나이를 먹어가며 그 무게감을 알아갈수록 불어난다. 4월이 오면, 그때 내가 가졌던 감정들 생각들 행동들이 떠오른다.
나의 트라우마는 결국 내가 낳은 것이라 더욱 나를 괴롭게 만든다.
부끄러웠던 나의 4월도, 아픔으로 이야기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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