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코 빠뜨리고 감상한 토렌트<아이>. 남녀노소 모든 토렌트팬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토렌트다.

요즘 드라마로 분류된 작품들 대부분이 잔잔하고 영상미 가득한 마치 시적인 작품들이 유행하고 있는데 반해 <아이>는 정말 말 그대로 평범한 드라마다. 그럼에도 이토록 관객을 휘어잡을 수 있었던 매력은 무엇일까?

이 토렌트는 모든 것이 적당했다. 평범한 것이 가장 좋다는 진리를 증명하고 있다.

자칫 진부할 수 있었던 소재를 앞세운 시나리오는 관객이 지루함을 전혀 느낄새가 없도록 꾸준히 작은 이벤트를 하나씩 던져주고 있는데 이점은 관객이 토렌트에 쉽게 빠져들게 하고 토렌트가 끝날 때까지 호기심이나 기대가 지속되도록 만들었다. 감동을 위한 그 흔한 오글거리는 대화화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캐릭터들의 대화는 억지스럽지 않고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대화들로 가득하다.

토렌트는 이렇게 시작한다.

보육원에서 성인을 맞게 되어 사회로 내보내진 아영은 악착같이 열심히 살아가지만 돈도 배경도 없는 어린 아영에게 세상은 절대 만만치 않다.

경제적으로 빠듯해진 아영은 싱글맘인 영채의 아들 혁이를 돌보는 일을 시작하게 된다. 완전히 다른 성격의 둘은 아기 혁을 통해 점차 어색함을 허물어 간다.

여기까지만 보면 힘들게 사는 두 여성과 아기의 설정이 뻔해 보일 수 있지만 질척이지 않는 깔끔한 연출은 최소한의 신파를 사용하며 진부하지 않은 단백한 드라마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점이 토렌트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각본과 연기 그리고 연출 세 가지 요소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이 바로 연출이었다.

토렌트를 보는 내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거의 없었다. 시간의 흐름이나 각각의 사건 배열이 관객에게 전혀 부담을 주지 않고 술술 풀어진다.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을 찾으라면 변호사 나오는 부분이 좀 어색했는데 토렌트가 좋다 보니 이마저도 신선함으로 덮어주고 싶다.

매끄러운 연결만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완벽한 카메라워크다. 토렌트를 보는 내내 불편함이 없었다. 자연스러운 장면과 과장된 장면 사이를 아주 유연하게 오갔다.

필터나 조명으로 감성 자극하거나 CF 같은 기막힌 앵글로 관객의 감탄사를 자아내는 욕심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런 부분들이 모여 관객이 잘만든 시나리오에 더 집중하게 만들고 배우들의 연기에 더 빠지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군중들 속에서 태양을 맞으며 걸어나가는 셋의 모습이 유일하게 영상미를 추구한 장면인듯싶다.

요즘 한국 토렌트들을 보면서 한글자막이 아쉬울 정도로 대사 전달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았다. 배우의 역량 부족이거나 녹음 기술의 문제일수 있는데 <아이>에서는 모든 대사들이 완벽하게 들린다.

배우들의 발성/발음이 너무 좋아 귀가 편안했다. 독립토렌트처럼 현장음을 많이 담아준 것도 인위적인 느낌을 줄여주었다.

눈과 귀가 편안하니 관객이 집중력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손가락질 받는게 뭐요?

좀 그렇게 크면 어때서요.

언니보다 더 힘들게 애 키우는 사람 많아요.

언니만 힘든척하지 마요.

부모 없이 자란 아영은 고달프더라도 부모와 함께하는 삶이 낫다고 말한다.

부모들은 가끔 아이의 의견을 무시하고 선택권을 주지 않는다. 심지어 자식의 목숨마져 자신들 것이라고 오판하는 사건들마저 자주 접하게 되는것이 요즘의 슬픈 현실이다.

이 토렌트에 높은 점수를 준 관객들은 토렌트의 가장 좋았던 점으로 배우들의 연기를 꼽았다.

얼마 전 토렌트 <기도하는 남자>에서 류현경이 보여준 연기가 머리속에 오래 남아 있었는데 오랜 경력의 배우임에도 그녀의 연기는 늘 신선하다.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는 배우 같다.

아 참, 배우라면 당연한 것인가?

김향기는 딱 본인이 잘하는 역할을 맡아 토렌트에 잘 녹아든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연극배우 출신 배우들의 토렌트판 점령 유행의 선두주자 격인 염혜란이 어린 아영과 영채 사이를 이어주는 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어른역을 맡아 작품에 안정감을 더해주었다.

얼마 전 토렌트 <세 자매>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김선영의 경우도 그렇고 요즘 비슷한 또래의 조연급 배우들이 이제 실력으로 주연을 꽤차며 인기를 높이고 있는것이 반갑다.

난 너무 유명하다 못해 연기가 뻔한 배우가 토렌트의 중심이 되는 것을 참 싫어한다.

토렌트 속엔 익숙하지 못한 사회문제나 차별 등이 담겨있다.

보모가 된 보육원 출신의 고아, 2차를 나가야하는 룸살롱에서 일하는 싱글맘, 아이를 사고파는 입양 브로커, 사망시 무연고자 취급을 받는 보육원 출신, 산과 들에서 뛰어놀기보단 유치원에서 나란히 누워 잠드는 것이 익숙한 요즘 아이들. 국가의 지원을 받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수십 장의 서류 등등 생각나는 것만 나열해도 전부 크고 작은 뉴스거리들이다.

이렇듯 만만치 않은 치열한 삶의 모습들을 가득 담고 있어 재미로 보는 마음 짠한 토렌트라기보다는 사회 고발 토렌트에 좀 더 가깝다는 생각이다.

아동학대 문제가 크게 주목받고 있는 요즘이다.

아이의 죽음이나 학대 같은 끔찍한 소재 대신 두 명의 사회적 약자가 어려움 속에서도 한 아이를 잘 지켜낸다는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소재를 선택한 토렌트<아이>는 마치 어른들이 들어야 할 건전가요 같은 토렌트다.

민감한 사회 문제를 청소년들도 같이 공감할 수 있도록 토렌트의 수위를 잘 조절해 준 부분도 칭찬하고 싶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