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렌트 리뷰]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1977) :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정신병을 앓고 있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감독
밀로스 포만
출연
잭 니콜슨
개봉

  1. 17.

    토렌트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개봉 1977.09.17.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미국

    러닝타임 129분




    네이버 토렌트 소개

    범죄자인 맥머피는 교도소에서 정신 병원으로 후송된다. 정신 병원이 감옥보다는 자유로울 것으로 생각했던 맥머피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정신 병원에 수감되어 있는 하딩, 마티니, 체스윅, 빌리, 데버, 시멜로, 추장, 프레데릭슨 등과 생활하면서 맥머피는 그들이 겉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병원내의 압력에 의해 짓눌려 사는 죽은 인간들임을 간파한다. 그리고 그러한 압력의 주범이 레취드 간호원임을 알게 된다. 맥머피는 환자들을 끌고 병원을 빠져나가 낚시를 다녀오거나 파티를 여는 등 의도적인 반항을 시도하지만 레취드 간호원으로 대표되는 병원내의 시스템이 너무나 막강하다는 것을 꺼닫고 탈출을 결심하게 된다.



    저는 이 토렌트를 교양 과목 ‘토렌트캐릭터삼원분석’을 위해 시청하였기 때문에,
    캐릭터를 중심으로 후기를 기술해보겠습니다…!



    이 토렌트는 ‘맥머피’와 ‘래취드’의 대결 구도를 이루며 극이 전개된다. 관객 대부분은 토렌트 1막에서 맥머피를 ‘악’의 인물, 래취드를 ‘선’의 인물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맥머피는 15살 소녀를 성폭행한 범죄자인데다가, 그저 수감생활을 편하게 하고 싶다는 이유로 ‘정신병이 있는 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래취드 간호사는 다소 딱딱하고 냉철한 말투를 보이긴 하나, 정신병동의 환자들을 능숙하고 의연하게 돌보며 간호사로서의 의무를 매우 성실하게 해낸다.
    이때 정신병동의 환자들 역시 악동적인 맥머피의 반항에 딱히 동참하고 싶어하지 않아하며 동시에 래취드 간호사의 권위와 카리스마에 짓눌려 지고지순한 모습을 보인다.




    콜걸과 함께 항해하는 맥머피와 정신병동 환자들


    그런데 2막으로 갈수록 아이러니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상하게도 미성년자 강간범인 맥머피의 탈출을 응원하게 되고, 성실한 간호사 래취드의 패배를 기대하게 된다. 정신병동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래취드 간호사의 명령과 지도를 반항없이 잘 따르던 환자들이 맥머피를 알게 된 이후 조금씩 반항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은 맥머피와 함께 배를 타고 항해를 하며 자유의 맛에 눈을 뜨게 된다.


    점점 래취드에게 반항하기 시작하는 정신병동 환자들


    그런데 래취드 간호사는 맥머피의 폭력적인 반항을 지켜보면서도 정신 질환 증세가 없는 그를 계속 정신병동에서 돌보겠다고 말한다.
    나는 2막을 계기로 래취드에게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만약 일반적인 간호사였다면 정신 질환 증세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편의를 위해 정신병동에 온 그를 전혀 달가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병동 내 질서를 엉망으로 망가트리고 자신에게 성희롱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그를 굳이 나서서 도와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모든 직원들이 그를 반대하는 상황 속에서 홀로 그를 돕겠다고 한다니 여간 이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청각장애+언어장애인줄 알았던 추장은 알고보니 장애가 없었다
    콜걸을 불러 경비 직원을 매혹하는 맥머피
    빌리에게 캔디와의 하룻밤을 제안하는 맥머피


    3막에서 맥머피는 탈출을 결심한다. 탈출하기 전 맥머피는 정신병동 환자들과의 마지막 추억을 위해 자신과 친한 콜걸을 불러 난장판을 치며 일탈을 즐긴다.
    광란의 파티를 즐긴 맥머피가 탈출할 시간이 되어 작별인사를 하는데, 말더듬이 빌리가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알고보니 빌리는 맥머피가 데려온 콜걸 ‘캔디’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빌리가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자 맥머피와 병동 환자들은 직접 나서서 빌리와 캔디가 마지막 하룻밤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음 날 아침, 난장판이 된 정신병동
    정서불안 증세를 보이던 빌리, 결국 자살하다

    그리고 클라이막스. 아침이 밝고 래취드 간호사가 병동으로 걸어 들어온다. 난장판이 된 병동을 본 래취드 간호사는 사라진 환자가 없는지 샅샅이 뒤진다.
    그러다 결국 캔디와의 하룻밤을 보낸 빌리가 그녀와 껴안은 채 병실에서 발견되고, 래취드 간호사는 빌리의 엄마에게 이 모든 사실을 알리겠다며 빌리를 협박한다. 빌리는 당황스러워하며 어머니께 말하지 말라며 간곡히 부탁하지만, 래취드 간호사가 전혀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정서불안 증세를 보이며 말을 심하게 더듬는다. 심지어 사무실 안으로 끌려간 빌리는 그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다.


    래취드 간호사의 목을 조르다 병동 직원에게 기습을 당해 기절한 맥머피
    맥머피의 근황과 안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병동 환자들



    빌리의 죽음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평소대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자는 래취드의 말에 화가 난 맥머피가 그녀의 목을 조른다. 그러다 맥머피는 병동 직원에게 기습을 당하여 기절해버리고, 그 이후로 행적을 보이지 않는다. 병동 내 환자들은 그에 대한 근거없는 소문만 공유하며 이전처럼 카드게임을 즐기며 생활한다.


    맥머피의 영혼을 탈출시켜주기 위해 그를 안락사하는 추장

    그러던 어느날 밤. 직원들의 인도에 의해 맥머피가 병동으로 돌아온다. 홀로 깬 추장은 맥머피에게 다가가 예전에 세웠던 계획처럼 탈출하자고 한다.
    맥머피는 추장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맥머피의 머리에 자국이 있다. 맥머피는 병동 직원들에 의해 전두엽 절리술을 당하고 만 것이다.
    추장은 이에 대해 매우 비탄해하다, 그의 소원이었던 정신병동에서의 탈출을 이뤄주기 위해 베개로 그를 안락사한다. 그의 육체는 평생 정신병동에 남겨질 것이 분명하니 그의 영혼이라도 탈출시켜준 셈이다.




    토렌트 초반부 맥머피가 보여주었던 정신병원 탈출 방법
    맥머피가 알려준 방법대로 탈출하는 추장


    토렌트의 마지막 장면. 추장은 맥머피가 극초반 알려주었던 방법대로 병동 창문을 깨부수고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곤히 자고 있던 병동 환자들이 소리에 놀라 화들짝 깨며 추장을 축하해주고, 토렌트의 막이 내린다.


    후기
    ★★★☆☆



    변하지 않으려는 힘을 가진 호모 캐릭터 래취드 간호사, 변하고자 하는 힘을 가진 헤테로 캐릭터 맥머피.
    그리고 그들의 대결 구도 속에서 불현듯 나타나 성공적인 일탈을 이뤄낸 뉴트로 캐릭터 추장.

    래취드 간호사가 병동 내 질서를 지키려고 하는 것은 죄인가? 맥머피가 환자들을 유혹하여 일탈을 시도하는 것은 도덕적인가?
    래취드 간호사가 맥머피에게 전두엽 절리술을 행한 것은 잔인하지만, 그전까지의 행동은 정신병동 간호사로서 전혀 이상하지 않은 행동이다.
    반대로 맥머피가 환자들에게 자유의 매력을 맛보게 해준 것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미성년자 강간이나 병동 내 질서를 난장판으로 만든 것은 전혀 올바르지 않은 행동이다.

    나는 맥머피의 과거 행적을 알면서도 그를 응원하게 되는 내 자신에게 괴리감을 느꼈다. 그래서 정신병원에서의 탈출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극을 전개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 물론 인간에게 자유라는 가치가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나, 보편적인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누군가의 자유가 억압당하는 것은 필요악이다. 맥머피와 같은 상습법을 감옥이나 정신병원에 가두어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작정 맥머피와 병동 환자들의 자유를 응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저 성실한 사회구성원으로써 길들여진 래취드 간호사를 무작정 ‘악’으로 바라보는 것 역시 지양해야 한다. 내가 만약 올바르지 못한 사회 속에 던져진다면, 이에 길들여지지 않고 살아갈 자신이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입체적이다. 사람을 판단하는 시각은 시대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얼마 전에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극중 장재열(조인성)이 라디오에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언급하는 장면이 나와서 꽤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주인공 맥머피는 처음 정신병동으로 와 환자들을 보면서 그들과 자신이 절대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철저히 무시하고 비웃죠. 토렌트를 보는 우리 관객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 저들은 미쳤고 나는 멀쩡하다 여깁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고 극이 진행되면서 우리는 혼란스러워집니다. 이상하고, 음울하고, 기괴하고, 미쳤다고 생각한 등장인물들이 귀엽고 아프고 안쓰럽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우리가 쉽게 손가락질 했던 정신과 환자들 … 그러나 결국 그들의 사연을 알게 되면 너무나 특별하게 느껴지는 그들의 아픔. 정신과 의사들은 말합니다. 우리 모두 환자다. 감기를 앓듯 마음의 병은 수시로 온다. 그걸 인정하고 서로가 아프다는걸 이해해야한다. 그러면 세상은 지금보다 좀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 다른 생각을 갖는 걸, 우리는 그가 그 사람이 나와 다르니까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무서운 오류죠.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보면 그 오류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게 되는지 알게 됩니다.”

    ‘우리 모두 환자다. 감기를 앓듯 마음의 병은 수시로 온다. 그걸 인정하고 서로가 아프다는걸 이해해야한다. 그러면 세상은 지금보다 좀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이 부분 대사가 너무 좋아서 한 번 발췌해봤어요 … ! ㅎㅎ


    토렌트 초반부는 전개가 너무 루즈해서 보기 힘들 수도 있지만, 토렌트 후반부를 보게 되면 ‘아 … 이 토렌트 한 번쯤 볼만한 토렌트구나’ 하고 느껴집니다… ㅎㅎ
    저는 교양 수업 때문에 억지로 시청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게 보았습니다 ! 1970년대 감성의 미국 토렌트를 보고 싶으시다면 꼭 한 번 시청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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